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4년의 첫 달인 1월도 벌써 반을 넘게 달려왔네요.

저는 이번에 한 중학교에 방문해서 생성형AI 활용 교육 세미나를 진행했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어요. 거의 70%에 달하는 학생들이 독수리 타법을 사용하고, 느린 타자로 인해 생성형AI에 질문이나 응답을 입력하는 데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게 아니겠어요? '한컴 타자연습' 세대인 저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답니다. PC가 아닌 모바일 기반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는 알파 세대에게는 흔한 현상이라고 해요.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되고 있는데요. 오늘 가장 먼저 전해드릴 소식도 이와 관련해 더욱 강조되는 정보, 디지털역량 교육 관련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

2024년부터 시행되는 2022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5~6학년과 중학생의 정보 교육 시간이 각각 17시간에서 34시간, 34시간에서 68시간으로 2배 확대 편성됩니다. 국내 학교에 컴퓨터실이 막 보급되던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주당 1시간 이상의 정보 교육 수강 지침이 존재했었는데요. 2008년 이러한 의무 이수 지침이 폐지되면서 초등은 17시간, 중등은 34시간으로 필수 이수시간이 크게 감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상황과 달리 일본, 영국, 인도, 중국 등의 주요 국가들은 공교육에서 정보 교육을 필수화하고, 평균적으로 약 300시간의 이수 시간을 할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2025년 대입 시험에 정보과목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이러한 주요국 평균에 비교했을 때, 한국의 정보 교육 시수(초·중등 합산 51시간)는 약 17%에 불과합니다. 

이에 교육부는 공교육 정보 교육 시간 확대, 초중등교육부터 평생교육까지 모든 국민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라 강조되었던 AI·SW 교육 뿐만 아니라, 보다 기초적인 디지털 활용 및 정보 교육에도 다시금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OECD에서 디지털 교육 전망 2023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주제는 ‘효과적인 디지털 교육 생태계’인데요. 각 국가들이 ①현재 디지털 교육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 ②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아젠다, ③효과적이고 공정하게 AI를 사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고품질 네트워크, 디지털 학습 자원에 대한 공평한 접근성

② 디지털 생태계에서 교사 주도성(agency)과 전문학습의 중요성

③ 학생 및 교사 웰빙

④ 교육 주체들의 AI 기반 디지털 도구 활용과 공동 창작(co-creation)

⑤ 윤리, 안전,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

OECD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효과적인 디지털 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 중요한 요소로 디지털 도구에 대한 증거, 교원 역량 강화, 교육자-에듀테크 기업-정부 간 소통 및 공동 창작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간 러닝스파크가 추구해 온 방향성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12월 8일, 유럽 연합(EU)은 37시간에 걸친 이사회 회의 끝에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에 합의했습니다. 주요한 내용은 AI를 저위험, 제한적 위험, 고위험, 허용할 수 없는 위험의 4가지 등급으로 분류해서 각기 다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스팸 메일 분류와 같은 저위험 AI에는 특별한 규제가 없고, 시민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위험 AI(예: 의료용 AI 등)에는 서비스 출시 전 미리 적합성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글로벌 AI 세계는 크게 기술 발전과 혁신 중심의 미국,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규제 중심의 유럽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생성형AI의 등장으로 인해 AI 기술의 적용과 발전이 업계의 큰 파이를 차지했던 2023년과는 달리, 올해부터는 AI 규제가 주요 쟁점이 되고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처럼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이는 교육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OECD에서는 '디지털 교육 전망 2023'(Digital Education Outlook 2023)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생성AI의 활용 지침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AI교육진흥법'이 발의되었으나 현재 계류 중에 있는데요.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발표하는 교육용 AI 규제의 내용과 핵심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우리도 책임감 있는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에듀테크 분야에 '증거기반'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증거의 형태 중 가장 높은 지위를 인정받는 것은 '효과성 연구'였는데요. 최근 하나의 효과성 연구를 통해 에듀테크의 효과를 일반화 할 수 없다는 시사점을 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Review of Educational Research에 발표된 조지워싱턴 & 노스웨스턴 대학 연구진들의 연구에서는, 총 10개 연구센터의 증거 기준과 1,360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 검토 결과를 분석했는데요. 교육 프로그램의 증거에 대해 일관된 평가가 나타난 것은 1/3 미만,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2번 이상 받은 프로그램은 18% 미만, 연구센터들의 상이한 기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 프로그램도 많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증거기반'이란, 에듀테크 제품에 대해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있느냐'가 아니라, 에듀테크 도구의 설계가 교육 현장의 맥락과 교육적 목적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로 설명되는 것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증거는 교육 현장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단서이며, 단일 연구는 에듀테크의 효과성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모자이크 조각 중 하나일 뿐임을 의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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